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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후기 본문

감상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후기

최루범 2023. 3. 13. 14:49

 


작년 10월 25일부터 현재까지 하고 있는 특별전시회,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버스 광고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너무 많아 표를 구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워하던 찰나,  2주간 연장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여차저차 운 좋게 표를 구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전시장에 갈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 대표 소장품전을 개최합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13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배출한 이후 15~20세기 초까지 600여년 간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리는 황제로 군림한 가문이며 유럽의 정세에 가장 영향력 있던 명문가 중 하나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15~20세기까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르네상스, 바로크미술 시기 대표 소장품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회화, 공예, 갑옷, 태피스트리 등 96점의 전시품이 소개됩니다. 피터르 파울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틴토레토, 베로네세, 안토니 반 다이크, 얀 스테인 등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서양미술 거장들의 명화도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1892년 수교 당시 고종이 오스트리아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했던 조선의 갑옷과 투구도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되어, 수교 130주년 기념의 의미도 되새기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합스부르크, 르네상스, 바로크... 서양사와 미술사는 중학교 시절 배운 걸 끝으로 공부한 적이 없었다. 하여 감상하면서 과연 작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는지 하는 걱정이 있었다. 다음에 없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기회를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6점의 예술품이 갖고 있는 각각의 섬세함과 위압감은 그 자체로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그중 인상 깊던 작품을 몇 가지 꼽아보았다.





작품명: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화가: 피터르 파울 루벤스(1577~1640)/ 작품시기: 1620-25년경

자신이 대접한 손님이 신이라는 정체를 깨닫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필레몬, 잡히지 않으려 퍼덕거리는 거위와 어떻게는 잡아 대접하려는 바우키스,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는 주피터. 그림의 이야기는 신화를 배경으로 하여 무척 허구적이지만, 화풍은 그것이 마치 내 눈앞에서 일어나듯 생생하여 한 편의 소설을 뮤지컬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탁자에 가만히 놓여있는 과일바구니와 빵 한 조각, 포도주 한잔. 그리고 바로 옆에서 거위를 잡는 바우키스. 한 마디로 정적임과 역동성의 대비는 이 그림을 재밌게 감상하게 한 또 하나의 포인트였다.


작품명: 꽃다발/ 화가: 얀 판 데 헤케(1620~1684)/ 작품시기: 1652년

튤립, 카네이션, 수선화 등등. 예쁜 꽃이 유리병에 한데 모여있는 화사한 꽃다발이다. 무심코 그림을 봤을 때는 화려하고 실물 같은 그림에 눈길을 빼앗겨 마냥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러나 유리병 뒤편으로 보이는 창 너머의 풍경은 공격을 받고 있는 도시 성벽이다. 암울한 현실과 대비되어 현실을 더욱 비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푸른 하늘과 화려한 꽃다발. 이 세 가지의 조합으로 내 감상은 아름다움에서 복잡 미묘함으로 변화했다. 튤립은 역사적 사실을 숨기는 아름다운 허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 그림을 그리면서 무엇을 숨기고 싶었을까?






해당 전시는 작품에 걸맞은 음악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작품마다 흥미롭고 자세한 설명이 게시되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외에도 오디오가이드, 전자 설명자료 등 문체부가 해당 전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설명자료, 전시 리플릿은 현장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s://www.museum.go.kr/site/main/exhiSpecialTheme/view/current?exhiSpThemId=648213